육아

아이가 떼를 쓸 때

두루미히 2020. 7. 31. 12:30

6살 큰 아들은 태어날 때 부터 좀 예민한 스타일이다.

뭔가 자기 기분에 거슬리는 게 있으면 소리지르고 떼부리고 징징거렸다.

 

오은영박사,서천석쌤을 필두로한 육아서적도 많이 사서 계속 읽었지만,

이게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전은 엄청 다른일이니 쉽지 않았다. 

 

퇴근하고 들어와서 집안 일 하고 애랑 씨름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그러면 안되지만 애한테 소리지르기도 하고 혼자 베란다 나가서 울기도 했다.

 

아.. 왜이렇게 힘들까..나만 힘들까 육아 서적 보면 아이문제는 부모 때문이라는데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항상 입에는 "아 힘들어.."가 입에 붙었고, 습관처럼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순간 아이가 내 습관을 따라하는 것을 발견했다.

쪼끄만 아이가 한숨 푹푹 쉬고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아이는 정말 부모의 거울이구나, 나 때문에 이 아이가 나처럼 힘들게 자라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떄부터 절대로. 애 앞에서 "힘들다"라는 말을 안하기로 결심했다.

떼부리는 것도 내 상황에 맞게 내가 컨트롤 해보고자 마음 먹었다.

 

 

 

어느 때 떼를 많이 부리나 보니,

 

보통 하기 싫은 일을 하라고 할 때,

하고 싶은 일을 그만 하라고 할 때이다.

 

 

 

전자의 경우 대표적인 예가 

아이는 밥을 먹기 싫은데 밥을 먹으라고 하는 것이다. 

 

 

밥을 먹기 싫어하니 밥도 조금 주고

그만 먹고 싶으면 그만 먹어도 된다고 얘기를 해줬다.

 

시금치, 호박 같은거 권해도 안먹고 싶다고 해서

먹고 싶어다는 맨밥에 김만 먹인 적도 많다.

 

골고루, 많이 먹이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고

한입 먹을 때 마다 잘했다고 하고 키크겠다고 격려해주니 평화로워졌다.

 

뭐.. 입맛은 변하는 거니까... 나중에 잘 먹겠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남편도 어릴때 극도로 밥먹기 싫어했다는데 지금은 너무 많이 먹어서 문ㅈ.......)

 

 

 

또 다른 예는 외출하고 와서 손씻는 건데,

이건 집에 들어가기 전에 그냥 세뇌하듯이 말을 했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에 갈때, 집에 가면 손부터 씻어야 해.

집에가면 뭐부터 한다고? 하며 대답을 유도하고, 손씻기는 노래를 불렀다. 

 

 

 

포인트는 안씻는다고 혼내키는게 아니라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세뇌시키는 것.

아이도 인이 박혀서인지 요즘에는 반항하지 않고 잘 씻는다.

 

 

 

후자의 예는,

티비를 보고 있는데 그만 보라고 할 때이다.

 

보통은 저녁준비를 하면서 티비를 틀어주고,

밥을 차리면서 티비 끄고 와서 밥먹으라고 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티비도 계속 보고 싶고,

밥도 먹기 싫은 두가지 심리가 있으니 더욱 떼를 심하게 부린다.

그전에는 항상 이거 가지고 싸웠는데,

 

요즘에는 저녁 준비 시작하면서 시간을 정해준다. 

숫자를 읽을 줄 아니 시계를 가리키며

"큰바늘이 10자 갈때까지만 보는거야~!" 하고 정해준다.

그러면, "12자갈 때까지 볼꺼야!" 라며 시간 네고를 하려고 한다. 

 

몇번의 주장이 왔다갔다 하고 11자까지 보는 것으로 협상이 되면

그 시간에 티비 끄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줄어든다.

자기도 의사결정에 개입을 했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게 하나 있는데,

과자/젤리를 못 먹게 하는 것이다. 

밖에서 가져오고 누가 사주고 하는 것 까지 못먹게 할 수는 없으니..

일단 놔두고는 있는데

젤리 못먹게 하는 것도 내 욕심인지

어떻게 컨트롤 해야하는지는 좀 더 연구해봐야겠다..

 

 

 

이래나 저래나 아이에 맞춰 내 행동을 바꾸도록 노력하고

자꾸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끝없는 육아의 세계에서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이다.

 

 

 

결국은 자기 수행의 길....ㅎㅎ